사진: 첨성대 찍은 것 중 가장 오래 되었다.
첨성대(瞻星臺)에 대한 학설이 또 하나 나왔다.
전부 몇 가지나 되는지?
첫째 천문대(天文臺)설
둘째 제단(祭壇) 설
셋째 풍수지리(風水地理)설
넷째 규표(圭表) 설
다섯째 수학적 원리 설
여섯째 수미산(須彌山) 설
일곱째 우물 설
해석이 여러 가지인 것은 결국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첨성대뿐 아니라 우리 역사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다.
연속극 선덕여왕 덕택에 관심이 높아 진 신라!
이 신라의 역사도 조금만 파고 들면 온통 의문부호다.
예컨대 성골(聖骨), 진골(眞骨)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 둘을 가르는 기준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성골 후손이 없어 김 춘추가 진골로 왕위에 올랐다지만,
왜 선덕, 진덕은 성골이고, 김 춘추는 무엇이 부족해 진골이었는지?
설(說)은 무성한데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다.
오늘 우리 뿐 아니라, 900 여 년 전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도
확실히 모른 채 그냥 그랬다 더라 하고 썼을 따름이다.
다시 첨성대로 돌아가, 설(說)을 하나씩 살펴본다.
첫째 천문대(天文臺)설
세종실록 지리지/ 경상도/경주부 편에 이르기를
첨성대(瞻星臺)는 부성(府城)의 남쪽 모퉁이에 있다.
정관 7년 (서기 633년, 선덕 여왕(善德女王) 즉위 이듬해) 쌓았다.
돌을 쌓아 만들었고, 위는 네모나고, 아래는 둥근데
높이가 19척 5촌, 위의 둘레가 21척 6촌, 아래의 둘레가 35척 7촌이다.
그 가운데를 통하게 하여, 사람이 가운데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천문 이야기가 없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와서 세종실록
지리지를 인용한 뒤 ‘천문을 물었다 (以候天文)’ 라는 구절이 덧붙는다.
1910년 일본인 기상학자 와다 유지 (和田雄治)가 첨성대에서 천문관측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니 일약 동양최고(最古)-제일 오래된 천문대가 된다.
사진: 일제시대 휘문고보 수학여행 사진이다.
학생들이 나무에 열린 과일 같이 첨성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신유 추(辛酉 秋)-1921년 당시 이미 명소(名所)가 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천문대라고 하기에는 구조가 이상하다.
안에 흙은 세월이 지나 쌓인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런 것 같다.
덕분에 구조가 안정되어 1400년 동안 꿋꿋이 서 있고,6.25 때 바로 옆에 탱크가 굴러 갔을 때도 까딱없었다고 한다
어쨌던 흙이 차 있으니 그 안에 들어가 관측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진: 첨성대 재현-경주 박물관.
저러지 않았을까? 상상하지만….
먼저 창문 있는데 까지 밖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창문을 통하여 안에 들어간 다음 또다시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야 한다.
거의 암벽타기 수준이다. 별을 보자면 천상 밤이었을 텐데
오밤중에 저렇게 올라 간다는 것이 보통 위태롭지가 않게 보인다.
또 꼭대기로 올라갔다 하더라도 뭘 하기에 너무 비좁다.
그림: 첨성대 위에서 별을 관측하는 관리의 모습을 상상한 그림
첨성대 위는 한 변 길이 2.2m로 인 사각형으로 대략 1.5 평 정도다.
와다(和田)는 첨성대 위에 목조 구조물을 세웠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실제로 마루를 놓았던 흔적도 있다. 그래도 답답하기 짝이 없다.
올라가려면 올라가고, 운신(運身)도 하려면 할 수는 있겠으나…
머나먼 별을 9.17m 위에서 보나, 아래서 보나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
이렇다 보니 별을 보는 첨성대가 아니라,
점을 치기 위한 점성대(占星臺)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첨(瞻)은 쳐다볼 첨이니 첨성대는 별을 쳐다보는 대(臺)라는 뜻이다.
둘째 제단(祭壇) 설
천문대라고 하기에는 이상하니 제단으로 보는 것이지만
그렇다면 그에 대한 제사가 있어야 하는데,
첨성대 세운 다음 새로운 제사가 추가되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셋째 풍수지리(風水地理)설
삼한통일의 염원을 담아 황룡사 구층탑을 세웠으나, 땅 기운이 그쪽으로
쏠려 물난리가 나자, 그 비보(裨補) 차원에서, (황룡사) 반대 쪽에
(물을 담는) 병 모양으로 생긴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풍수란 느끼는 사람만 느끼니, 그렇다면 그렇지만 아니라면 또 아니다.
옛날사람들은 풍수를 잘 믿었으니 그 때문에 지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기록은 없다.
넷째 규표(圭表) 설
규표(圭表)는 해시계 같이 그림자를 재서 태양의 고도를 알아내는 기구다.
사진: 계동 현대사옥 앞에 있는 옛 관상감 터의 관천대(觀天臺)
저기 올라가서 뭘 본다기 보다, 해시계로 사용했다고 한다.
첨성대 규표설도 이런 것을 보고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목적이라면 나무장대를 높이 세우는 편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반론(反論)이 또 있다.
다섯째 수학적 원리설
사진: 첨성대 구조와 형태. 위 사진의 석축 단을 일일이 세어 보라.
기단과 상단 빼고 몸체부만 27단이니 선덕여왕이 신라 27대 임금인 것과 같고,
여기에 꼭대기를 합하면 28이니, 28수(宿)와 맞아 떨어진다.
(*) 이십팔수(二十八宿) : 숙(宿)은 이 경우 수로 읽는다.
동양에서는 별 자리를 28 개로 나누었다. 달의 공전주기 27.32일과 관계 있다.
28에 기단 하나를 더 하면 29, 실재는 2단이니 둘을 보태면 30 인데,
29나 30은 음력 한 달 날수다.
가운데 있는 창문은 3단인데, 그 아래 위로 각각 12 단이니
일년 열 두 달 또는 24절기를 나타낸다.
또한 돌의 총 개수가 365 전후이니 1년 365일을 뜻한다.
그럴 듯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더하기, 빼기가 입맛대로다.
상단을 이루는 돌은 2단이다.
28숙(宿)을 만들고 싶으면 묶어서 하나로 보고 (몸체 27단+1),
29를 만들고 싶으면 나누어 둘로 본다 (27+2).
기단도 마찬가지로 하나도 되고 둘도 되어, 더하여 30, 31이 된다.
여기에 수미산(須彌山) 설에서 다시 이야기 하지만 상단 위 하늘과
기단 아래 땅을 합쳐 33을 만들어 33천(天)-도리천이라고도 해석한다.
또 돌의 개수는 원통부만 377개다. 377도 365 전후(前後)이긴 하다.
그러나 수학적 원리라면 아예 처음부터 몇 개 줄이지 않았을까?
여섯째 수미산(須彌山) 설
수미산(須彌山)은 불교에서 우주에 중심에 있다고 상상하는 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람 배치는 대개 이 수미산을 생각하고 만든다.
일주문(一柱門)에서 불지(佛地)를 향해 나아가고,
사천왕문에서 수미산 중턱에 이르고 (수미산 중턱에 사천왕이 산다)
불이문(不二門)은 수미산 꼭대기, 법당 안 불단은 수미단(須彌壇)이다.
사진: 수미산도(須彌山圖)
중턱-가운데에 사천왕(四天王)이 있고, 꼭대기에 나무가 솟아 있다.
그런데 위 수미산도의 테두리를 보면 첨성대와 아주 닮았다.
도리천(33천)
수미산 정상은 정 입방체인데, 중심에 선견천(善見天)이 있고
주위 사방에 32개의 궁전이 있어 모두 33천(三十三天)이다.
범어(梵語)로 33이 ‘도리’이니 도리천이라고도 한다.
첨성대는 바로 이 수미산 위 도리천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첨성대 단층은 31단(몸체 27+상,하단 각2=4)이지만
‘열린 눈으로만 볼 수 있는’ 2 개의 단이 더 있다.
하나는 기단을 받치는 땅이라는 단이고,
다른 하나는 첨성대 위에 얹혀 있는 하늘의 단이다.
첨성대가 상징하는 것은 33천의 도리천이다…..
닫힌(?) 눈만 가지고 단을 세도 27, 28, 29, 30, 31이 되는데
‘열린 눈으로만 볼 수 있는 단’ 까지 친다면, 그 어떤 숫자도 다 된다.
산수 계산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수미산도와 첨성대가 닮기는 매우 닮았다.
일곱째 우물 설
첨성대를 우물로 보기도 한다.
사진: 첨성대 위 우물형 돌판
사진: 첨성대를 위에서 본 도형. 우물 같이 생겼다.
여기서 우물은 보통 우물이 아니라,
이 세상과 다른 세상을 연결하는 터널이요
우주목(세계목)인 우주 우물이라는 것이다.
이상 첨성대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을 살펴 보았는데
지난 9월 20일 ‘선덕여왕 권위의 상징물’이라는 주장이 또 나왔다.
기사 원문은 인터넷 검색 창에 ‘첨성대, 선덕여왕’을 넣고 치면
우르르 쏟아 지는데 골자 요약은 다음과 같다.
첨성대는 선덕여왕의 즉위를 기념하고 권위를 과시하기 위한 상징물
…기존에 제기된 우물 설이 일리가 있다면서도,
우물은 일반적으로 풍요, 생명, 다산, 신성을 의미하지만,
첨성대에서 우물의 더 큰 의미는 성스러운 시조의 탄생이라고 분석…..
첨성대는 박혁거세가 태어난 우물과 석가모니를 낳은 마야부인의 몸을 결합
…..몸통 돌이 27단인 것은 선덕여왕이 제27대 왕이라는 것을 상징
이상 보면 우물 설, 수학적 원리설, 수미산 설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그러나 학자들이란 자기 학설이 남과 다르다는데 집착한다.
새 것을 발견해야 학자로서 존재가치가 있지, 남과 같으면 누가 들어주나?
그런데 이 학설에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부분이 들어 있다.
… 싯다르타가 마야부인의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났다는 이야기에 주목해
"첨성대의 불룩한 아랫부분은 마야부인의 엉덩이이고
가운데 남쪽으로 난 창구는 마야부인의 오른쪽 옆구리" 라고 말했다.
어느 문화에 외래 문화가 유입되면 뭐가 바뀌어도 바뀐다.
밖에서 종교가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다.
이름 짓는 법에도 그런 변화의 흔적이 남는다.
기독교가 유럽에 전파되자 게르만 식대신, 사도들 이름을 따 짓는다.
오늘 날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들도 세례명이 토마스니 바울 등등이다.
무슬림 중에는 무하마드나 알리가 많다.
신라에 불교가 들어오자 불교 이름들이 등장한다.
진흥왕은 아들들은 동륜, 금륜, 은륜이고,
선덕여왕의 아버지 진평왕은 석가여래의 아버지 정반왕(淨飯王),
진평왕비는 정반왕 부인 곧 석가의 어머니 마야(摩耶)부인이라고 짓는다.
사진: 첨성대 야경
“첨성대의 불룩한 아랫부분은 마야부인 엉덩이 …” 라면..
마야부인은 싯다르타의 어머니자, 신라에서는 선덕여왕의 어머니다.
딸은 어머니를 닮는 법이니 곧 선덕여왕이다.
첨성대가 선덕여왕 히프를 닮았을까?
사진: MBC 드라마의 선덕여왕
가운데 남쪽으로 난 창구는 마야부인의 오른쪽 옆구리..
말은 옆구리지만 그리로 싯다르타가 태어났다면 그건 여자의 성기다.
첨성대 창문이 마야부인 내지 선덕여왕의 여음(女陰)일까?
신라사람들이 설마 선덕여왕 또는 여왕의 어머니 엉덩이 모양으로
첨성대를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의식이라는 것이 있다.
코카콜라 병이 여체(女體)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병 처음 나올 때 미국은 청교도 정신이 왕성(?)할 시절이니
그런 생각으로 디자인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근사하게 만들다 보니 여자 몸을 닮고, 대중의 무의식이
그걸 또 캐치해 내어 그 병이 그렇게 오래 인기를 끈 것 아닐까?
난데없이 선덕여왕 여음(女陰)으로 흐르다 보니
삼국유사에 나오는 여근곡(女根谷) 이야기가 생각난다.
….영묘사 옥문지(玉門池)에서 개구리 떼가 3, 4일 동안 울어 대는데
때는 개구리가 동면할 한 겨울이었다.
나라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겨 선덕여왕에게 알렸다.
왕은 군사 2천을 뽑아 명하기를 서교에 가서 여근곡(女根谷)을
찾으면 반드시 적병이 있을 것이니 덮쳐서 죽이라고 하였다.
여근곡 이라니?
갸우뚱 거리며 서교로 가자 과연 그런 골짜기가 있는데
백제 군사 5백이 숨어 있었다. 신라 군사는 그들을 잡아 죽였다.
돌아 온 후 군신들은 신기하여 선덕여왕에게 까닭을 물었다.
왕이 대답하기를,
"개구리의 노한 형상은 병사의 형상이고,
옥문(玉門)이란 여자의 생식기니 여자는 음(陰)이요,
음(陰)은 백색이고 백색은 서방이므로 군사는 서쪽에 있소.
또 남근이 여근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으므로 쉽사리 잡을 줄 알 수 있었소”
화랑세기(花郞世紀)라는 그 진위(眞僞)논쟁이 한참 치열한 책을 보면
신라 사람들은 모두 색도(色道)에 정통한 것처럼 나오는데,
개구리 울음 소리 가지고 이런 걸 알았다면 선덕여왕은 입신(入神)의 경지다.
사진: 경주에 있는 여근곡. 가운데 산이 도톰하게 돋았다.
여근곡 이야기를 내가 처음 읽은 것은 아주 어렸을 때 인데,
‘남근이 여근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는다’ 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요즈음 시중에 초등학생 상대로 삼국유사 풀어 쓴 책이 나와 있던데
거기에는 어떤 식으로 해설해 놓았는지?
첨성대가 과연 무엇이었는지는 저 세상 가서
선덕여왕 뵙고 여쭈어 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름에 별(星)이 들어가니, 뭔가 별과 연관이 있었을 것 같다.
천문을 ‘묻는’다 는 것과 ‘관측’한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선덕여왕이 평소에 자기가 죽으면 도리천 남쪽에 묻으라고 했고
수미산도와 아주 닮았으니 수미산 설에는 일리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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