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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선 백자의 우수성의 비밀은 `흙`

美人完成 2008. 11. 29. 01:35

조선 백자의 우수성의 비밀은 '흙'

 

 

지난 편에서 논이나 야산에서 나온 점토는 청자나 분청의 태토(도자기 만드는 흙)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백자 태토(백자를 만드는 흙)는 카오링(백토; 찰기가 없는 흙)과 점토(찰기 있는 흙)를 섞어 만들었고, 백자 태토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정성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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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의 흙을 찾아서<1>


▲ 일본 이가지방의 와목 광산에서의 필자
ⓒ 신한균
그러면 우리나라 백자 태토와 중국과 일본의 백자 태토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중국은 카오링에다 백돈자(백운모가 주체)라는 물질을 섞어서 백자 태토를 만들었고, 일본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석단미(도석을 분쇄해 아무 것도 섞지 않음)로 백자 태토를 만들었으나,

일본의 중부지방인 세토에서는 카오링에다 2차 카오링으로 불리는 와목(카이로메라 불리기도 하며 찰기가 아주 좋음)을 섞어 만든 백자 태토를 사용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백자 태토는 점토를 섞지 않았기에 백색도는 우리보다 뛰어났습니다. 우리나라의 백자가 중국이나 일본보다 철분이 많아 백색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점토(철분이 포함)를 섞었기 때문입니다. 철분이 적으면 적을수록 백색도가 높아집니다.

그래도 임금님을 위한 관요인 분원에서는 전국에서 좋은 백토와 철분이 적은 점토를 엄선했기에 백색도가 높은 백자를 만들 수 있었으나, 지방가마에서는 좋은 백토와 철분이 적은 점토를 확보하는 것이 아주 힘들었습니다.

▲ (좌) 엄선된 백자태토로 빚은 청화백자 (우) 지방가마의 철화 백자
ⓒ 아티카 콜렉션
▲ 진주지방에서 빚은 제기용 멧사발- 개인소장일본중요문화재. 일본에서는 쯔쯔이쯔쯔이도
ⓒ 일본개인소장
이러한 이유로 지방가마에서는 주로 조질백자를 빚게 되었습니다.

조질백자란 임금님의 전용 가마인 분원가마처럼 백색도가 떨어지고, 표면이 거친, 말 그대로 조금 질이 좋지 않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습니다만, 지방 사기장이 간섭도 속박도 없이 마음먹은 대로 자유스럽게 지방의 여유를 꽃피운 백자이기도 합니다.

이중 조선 초 진주목 지방의 특별한 조질백자 중 노란색을 띄고 굽이 높은 제기용 사발 하나가 일본에서 도자기 중 가장 먼저 국보가 되었습니다.

이런 류의 조선사발을 일본에서는 '이도자완'이라 부릅니다. 어떻게 보면 분청사기처럼 보이나 엄밀히 백자입니다. 왜냐하면 진주사발의 태토가 바로 백자의 백토 즉 카오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분청사기는 화장토를 입히지만, 진주 사발은 화장토를 전혀 입히지 않았습니다.

이 사발이 노랗게 보이는 것은 태토의 철분이 산화불(도자기 불 때는 방법중 하나)을 받아 노랗게 된 것이고, 일부에서는 유약이 노랗게 보이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유약 그 자체는 투명 유약입니다.

▲ 가마에 불때는 필자 - 신한균
ⓒ 신한균
일본에서 '청이도자완'이라 불리는 진주제기용 보시기는 환원불(도자기 불 때는 방법중 하나)을 받아 푸른빛이 감도는 것입니다.

사실 도예가에 있어서 장작은 화가의 붓에 해당됩니다. 왜냐하면 도자기의 때깔을 결정하는 것은 산화불, 환원불 등 불 때는 방법에 따라 유약과 태토는 같을 지라도 때깔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진주사발은 진주목 지방에서 완벽한 백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중 중간과정에서 파생된 조질백자에 해당됩니다.

임진왜란 30년 전쯤에는 우리나라 전지역이 백자 전용 시대가 됩니다. 일본인이 이도자완이라 부르는 이 사발을 필자가 진주 사발이라 부르는 것은 우리 조상이 정성껏 빚은 우리의 도자기를 일본말로 부르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좋은 이름이 생각나면 연락 부탁합니다.

▲ 하동군의 백토광산왼쪽 하단의 하얀백토가 (wihit A)오른쪽 상단의 붉은 빛이 도는 것이 pink 카오링이다.
ⓒ 쿠와바라 시세이
우리나라 백자의 태토의 주성분을 카오링이라고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이 카오링은 철분 함량으로 등급이 결정됩니다. 철분이 아주 적은 White A, White B 그리고 pink 카오링이 있습니다.

pink 카오링이란 카오링 중에서 등급이 가장 낮습니다. 이유는 철분이 많이 함유된 백토 즉 카오링이기 때문입니다. 철분이 많기에 약간 붉게 보입니다. 진주사발은 이 철분이 포함된 pink 카오링이 태토의 주성분입니다.

옛날 진주목 지금의 하동 진주 사천, 마산을 포함한 지역에는 이 핑크 카오링이 많이 산출됩니다.

▲ 필자의 부친인 신정희의 젊은시절 태토 만드는 정경
ⓒ 쿠와바라 시세이
조선 사기장이 백자 태토를 만들 때 엄청난 정성을 들였습니다. 예를 들면 찰기를 위해 매질을 오랫동안 하기도 했으며, 엄청난 시간을 들여 흙을 숙성시키기도 했습니다. 숙성하는 이유는 도자기 태토는 만들어 오래 두면 흙 속에서 박테리아가 발생해 찰기(점력)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백자 흙!

옛날에 KBS 일요스페셜에서 방영된 일본백자(아리타야끼)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일본백자가 아주 우수한 백자, 유럽을 석권한 백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아리타야끼가 전유럽을 석권할 그 당시 일본에서는 우리의 백자가 훨씬 더 비쌌으며 지금도 세계의 고미술 경매에서 가장 비쌌던 1, 2위의 도자기가 우리 조선의 백자였습니다.

왜일까요?

사실 우리나라 백자는 중국이나 일본처럼 대량생산을 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란한 그림(채색)면에서는 중국이나 일본에 떨어졌습니다.

우리의 백자는 중국, 일본처럼 팔기 위해 빚은 도자기가 아니라 조선 사기장의 장조 욕구를 최대한 배려한 생산체계였고 많은 양의 도자기를 빚기보다는 눈을 자극하지 않고, 그저 자연미를 소리 없이 표현하는 인간 중심의 예술이었습니다.

▲ (좌) 조선백자 - 아티카 콜렉션 (중) 일본백자 - 산토리 미술관 소장 (우) 중국백자 - 아티카 콜렉션
ⓒ 아티카, 산토리
필자가 느끼는 우리의 옛 백자와 중국이나 일본 백자의 도자기의 미를 간단히 비교해 보면,

1. 중국이나 일본 백자의 피부(도자기 표면)가 백색도는 좋으나 차갑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백자는 따뜻함을 줍니다.

2. 중국이나 일본 백자는 지나친 그림과 채색으로 빈 공간이 적습니다만, 우리의 백자는 여유와 꾸미지 않는 자연미를 아주 개성있게 표현했습니다.

왜 조선시대에 빚은 백자가, 과학이 발전한 지금 우리나라 사기장들이 빚은 백자보다 더 우수하게 평가받을까요? 그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백자 태토 즉, 백자 흙이 옛날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지금의 도자기 공방에서 쓰는 백자 태토는 옛날 전통식 방법으로 만든 태토가 아니라 서양식방법으로 대량 생산된 태토를 씁니다. 도석과 카오링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볼밀이라는 기계로 갈아 필더프레스라는 기계로 짜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렇게 해서 만든 태토는 대량생산을 하는 데 유리합니다.

대량 생산을 위주로 하는 도자기 회사나 식기만 만드는 도자기 가마는 어쩔 수 없이 서양식 백자 태토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작품성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의 사기장이라면 태토부터 유약, 흙까지 전통적 방법을 연구하여 옛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우리의 백자의 미를 되살려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백자를 시대별로 한 점씩 소개하겠습니다.

▲ 12세기 고려 백자
ⓒ 동양도자미술관

옆 사진은 고려 시대 만든 질감이 부드러운 연질 백자입니다만, 조선시대의 백자 태토와는 전혀 다릅니다. 태토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송나라 시대 중국백자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이 기법은 조선 초 지방 가마에서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 내용참조
1번은 15세기의 관요에서 만들어진 백자 사발입니다. 전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단아합니다. 경질 백자라 아주 단단합니다.(개인소장)

2번은 16세기의 향교의 제기용 사발입니다. 현재 일본에서 찻사발로 전용되어 대명물이 되어있습니다. 지방 백자라 백색도가 관요보다는 좀 떨어지나 디자인이 여유와 선(禪)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연질백자입니다.(향설미술관)

3번은 17세기의 제기입니다. (개인소장)

4번은 18세기의 제기입니다. (동양 도자 미술관 소장)

ⓒ 동양도자미술관
왼쪽의 사진은 19세기 관요의 필통입니다.(동양 도자 미술관 소장)
2004-04-27 18:16 ⓒ 2007 OhmyNews

출처 : 내장산제다원
글쓴이 : 심산 박동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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